(2023.02.04)
에피소드 3을 진행하는 초반에 느낀 스토리와 플레이 간의 밸런스 문제 및 아쉬운 점에 대한 일지.
기본 성향이 효율을 꽤 따지는 타입인지라, 이동할 때마다 최대한 중량을 채워서 이동하다보니 이런 말도 안되는 높이를 들고 하염없이 걸어간 시간이 길다.
그러다가 얻은 바이크는 정말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처음에 요놈보고 중심은 어떻게 잡나 걱정이였으나, 초 하이 테크놀러지(?)인지 바이크가 넘어지질 않는다.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중량 초과라도 속도가 크게 느려지지 않고 넘어지지도 않으니 배달에 아주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배타고 지역을 넘어가니 바이크가 사라졌...
그렇게 큰 배인데, 작은 바이크 하나 적재를 안해주다니. 진짜 센스가 없는건지, 그냥 악질인건지.
결국 또 그냥 두발로 느릿느릿 뛰어 댕겼다.
바닥까지 평탄하지 않아 호랑나비 춤을 몇번을 췄는지 모르겠어... 이때는 진짜 좀 지치더라.
그런데 짜잔.
신기한 아이템을 하나 얻었다. 중량을 거의 다 채운 상태에서도 겁나 뛰어다닐 수 있는 녀석.
비록 배터리를 쓰지만, 이게 어디냐. 덕분에 배달 속도가 배는 빨라졌다.
더. 더. 더 쩌는 아이템들을 내놔라 이것들아.
자, 여기서부터가 좀 문제인데, 스토리는 여전히 지들끼리 해변이니, 나이를 안먹는다니, 죽은건지 산건지도 모를 인물들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과연 이 방식이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초중반까지 등장인물끼리 지들만 아는 이야기를 하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식은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법이다.
그러다가 서서히 풀리며 마지막에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뭐 그런.
하지만 게임과 영화는 호흡의 길이가 엄청 차이나는지라, 게임에서 이런식의 텔링은 개인적으로 불호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게 아닌, '지금 뭐라는거야? 그래서 뭐 어쩌자는?' 같은 지침이 더 크게 온다.
단순 영화였다면 어차피 이야기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되니 딱히 불호는 아니지만, 게임은 이후 이야기를 보기 위해서는 그 긴 호흡의 플레이를 직접해야하니 지침이 오게 된다.
특히 이 게임의 초반 플레이는 느리고 답답함의 연속이라 이 부담이 더 부각되는 느낌이고.
텔링을 좀 다듬거나, 플레이를 통한 성장욕구를 좀 더 속도있게 풀었다면, 지금보다는 초반에 그만두는 유저들의 비중은 줄지 않았을까 싶기도.
왜냐하면 게임 플레이에 좋은 요소가 꽤 많거든.
초반 맵에서 다른 유저들이 만들어놓은 다리였다.
갑자기 내 눈앞에 호라이즌의 저녀석이 뜨길래 신기했는데, 진짜 중요한건 저기에 다른 유저가 다리를 만들어 줬다는 사실.
이렇게 뉴비를 위해 다른 유저들이 플레이에 도움되는 요소를 배치할 수 있고, 그 도움을 받을지 말지도 스스로 선택하게 만든건 너무 좋았다.
이런 도움에 대한 보상은 SNS 방식에 기반한 '좋아요' 시스템을 차용한 것도 머리를 잘 썼다고 보고.
거기다 눈에 보이는 곳에는 다 가볼 수 있는 오픈월드 구성도 나름 좋은 점이였다. '저 곳에는 뭐가 있을까'하는 탐험이 아닌, 더 빠르거나 효율적인 이동을 위해서 '저기로 가볼까?'라는 궁금증을 유발시키게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그와 함께 이동에 대한 한계에 봉착했을 쯤 새로운 아이템을 주면서 성장에 대한 단계도 괜찮은것 같고.
다만, 그 성장속도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닌지라 앞서 이야기한 스토리와 상호보완이 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게 내 초반 인상.
그들만의 리그와 같은 스토리와 초반 더디고 느린, 다소 답답한 초반 플레이가 서로 보완은 커녕 게임의 초반 인상에 서로 악영향만 주는 그런 느낌이다.
초반에 욕심 버리고 심플함을 조금만 넣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좀 있다.
그래도 초반보다는 성장에 속도가 붙으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으니 엔딩까지 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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