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보면 게임에 대한 불평이나 비판의 글에 '그럼 안하면 되잖아' 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보인다.
뭐 완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건 경우에 따라서는 틀린 말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무료로 제공된 게임이면, 안하면 그만이긴 하지.
어차피 그 게임에 대해 내가 무언가를 지불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환불이 어려운 콘솔 쪽에서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DL의 경우 기본적으로 플레이를 하면 환불이 불가능하다.
가끔 환불이 가능하다고 해도 플레이 시간이 짧아야 가능하고.
즉, 게임을 하다가 극 초반에 게임에 대한 불편함이나 불만을 느껴야 된다는거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거든.
그리고 패키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봉인 씰을 뜯는 순간 환불은 불가니까.
이 게임이 마음에 드는지 안드는지 확인하면 환불은 불가능하다는거지.
이 상황에서 단순하게 '안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주장은, 소비자로써 내가 정당하게 값을 주고 획득한 권리를 아무 보상없이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
나는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정당한 값을 주고 권리를 획득한 게임에 대해서는 욕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그 게임을 계속 할지 말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고.
이러면 나오는 주장 중 하나가 '게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찾아보지 않고 구매한 것이 문제'라는 말인데, 정보를 꼭 확인해서 게임을 구입해야 된다는 가이드가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정보 찾다가 스포를 당하는 등의 추가적인 피해 때문에 일부러 정보를 찾지 않고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런 지능이 없으니까 이런 말을 한거겠지만)
그러면 또 "그깟 6~7만원 가지고 구질하게 구네"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보인다만, 돈의 가치라는 것은 사람의 환경이나 가치관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딴 주장은 정말 근시안적 사고방식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깟 6~7만원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나게 큰 돈일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게임에 6~7만원을 쓴다는게 엄청나게 큰일 일 수도 있는거고.
누군가는 게임에서 메시지를 받고 싶어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그냥 재미만 느끼고 싶어할 수도 있는거고.
누군가에게는 강렬한 메시지를 준 게임이, 누군가에게는 엄청 불편한 게임일 수도 있다.
그런 불만에 대해서 단순하게 '안하면 되잖아'라는 주장은 자신의 기준으로만 상황을 해석한 이기적인 결론이다.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에, 자신의 생각만이 정답이다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생각해야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생각이 누군가의 생각을 깔아뭉게는 주장이라면 그건 엄연히 틀린 주장이라고 감히 말한다.
"나는 xx이 별로였다." "나는 xx이 좋았다." 이런 자기의 생각은 얼마든지 이야기해도 된다.
하지만 "나는 xx이 좋았는데, 너는 왜 별로라고 하냐. 넌 잘못된 생각을 가졌다. 그러면 그냥 안하면 되잖아" 이건 아니라는거다.
엄연히 값을 지불했고 그걸 소비할지 말지는 구매자가 선택할 문제지, 제 3자가 이러쿵 저러쿵 오지랖 떨지 말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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