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부터 시작하여 PS5까지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갓 오브 워] 시리즈.
그 최신작을 발매와 함께 즐기며 엔딩까지 본 이후 소감을 항목별로 적어보고자 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전작과 그리 큰 변화가 없기에 전작을 즐겼다면 이번에도 즐겼을 가능성이 높지만, 오히려 똑같은 게임을 또 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가능성도 충분해 보이는 게임.
스포는 들어갈 예정이라, 아직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은 스토리 항목에 기재될 예정)
그래픽
그래픽은 PS4와 PS5의 낀세대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꽤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물론 전작인 [갓 오브 워 (2018)]에서 만들어진 장소 일부를 활용한 맵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맵에서 진행되며 꽤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여준다.
그래픽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다양한 모드를 통해 해상도와 프레임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진 부분도 칭찬할 점.
개인적으로는 해상도 모드(4K, 30FPS 고정)나 프레임 모드(1440p, 120FPS 유동)나 눈으로 보여지는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보니 프레임 모드가 훨씬 나았다.
특히 TV가 120FPS 모드가 가능하기에 프레임 모드를 적용시킬 시 평균 80FPS 정도를 유지해주는 부드러운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간혹 프레임과 해상도가 확 떨어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흔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괜찮은 해상도 퀄리티와 높은 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었기에 그래픽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이번 작은 서사에 꽤 많은 공을 들였기에(중후반까지는...) 인물간 표정 변화 등의 표현도 너무 퀄리티 높게 만들어져 그 만족도는 더욱 높았다.
오픈월드가 아니다보니 배경 퀄리티는 상당히 좋다.
인물들의 오버없는 차분하면서도 확실한 표정 연출은 그야말로 발군.
OLED TV에서는 특히 색재현율이 좋아 이런 음영차이가 도드라져 더 좋아보인다.
사운드
이동과 탐험, 그리고 전투 등의 상황에 맞는 확실하게 구분된 BGM은 매우 좋았다.
거기에 전투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인지라, 전투에서 느껴지는 그 찰진 타격음들도 매우 훌륭하다.
PS 헤드셋을 통해 버추얼 음향으로 들으면 그 쩌는 현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에 사운드 적으로도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이번에는 북유럽 신화의 마지막을 표현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에 대한 서사를 꽤 보여주기에 성우들의 연기도 중요했는데, 조/주연 할 것 없이 성우 연기도 정말 좋았다.
전투에서의 타격음은 정말 좋다.
퍼즐 & 전투
퍼즐과 전투는 전작의 그것에서 약간의 기믹이나 스킬 등이 추가된 정도에 그친다.
이는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점인데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본다.
우선 전작의 전투와 퍼즐도 꽤 취향에 맞았던터라, 그보다 다양한 퍼즐 기믹과 전투에서의 다양해진 스킬에 의한 베리에이션이 늘어나다보니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퍼즐의 기믹은 초반에만 약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한번 적응하니 전작보다 퍼즐 난이도는 좀 낮아진 느낌.
(그냥 전작에서 이미 이런 퍼즐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전투는 전작의 무기에 더해 굉장히 스피디하면서도 원거리에 장점을 가진 무기가 추가되면서 중반 이후부터는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전투 난이도는 전작보다 높아진 것 같긴 하지만,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은 있기에 그렇게까지 부담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찰진 전투!
다만, 한가지 좀 걸리는 것은 바로 맵 이동에 의한 퍼즐인데, 특히 숲으로 이루어진 맵의 경우 갈수 있는 곳과 막힌 곳에 대한 구분이 약간 모호하고, 거기에 낮과 밤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는 곳과 막힌 곳이 바뀌는 기믹이 있다보니 길찾기에 좀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꽤 먼 곳까지 이동한 후에 길이 막혀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는 지루함이 꽤 발생한다.
솔직히 이 지역은 짜증 유발할 가능성이 좀 있다.
스토리
* 완전 대놓고 스포일러를 작성할 예정이라, 닫기로 작성*
워낙 많은 부분에서 전작의 연장선처럼 비슷하게 만들어지다보니, 결국 전작보다 다름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스토리였다.
물론 스토리 역시 전작 스토리의 연장선이기에 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작 엔딩에서의 거대한 떡밥을 어떻게 풀어갈지 등 여러 부분에서 기대를 한 것이 바로 이 스토리.
그 기대에 중후반까지는 꽤나 충족시켜주는 퀄리티를 보여줬다.
전작 엔딩에서 거인족의 예언을 그린 벽화에 크레토스의 죽음을 보여줬기에, 이번작에서는 본격적으로 크레토스가 아들 아트레우스의 성장과 안전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드리는 묘사가 상당히 디테일하고 탄탄하게 연출된다.
보고 있노라면 강인했던 아버지가 나이들고 혼자가 되면서 겪는, 심적으로나 신적으로 지쳐 현실을 순응하고 죽음을 점차 받아드리면서도 자식 걱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정말 어떻게 보면 현실 아버지들의 모습이 겹쳐 보일 정도로 그 표현 연출은 상당히 디테일하고 탄탄하면서도 차분하게 보여준다.
이번작은 북유럽 신화의 마지막을 보여줘야 했기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그 캐릭터들의 서사도 상당히 잘 보여주면서 흥미를 돋구긴 했지만, 결국 메인은 크레토스가 점차 현실을 순응하고 죽음을 받아드리는 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서서히 성장하면서 독립할 준비를 하는 아들 아트레우스의 서사일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표현은 상당히 좋았다.
이 차분하면서도 착실하게 쌓이는 연출로 인해 자연스럽게 크레토스의 죽음을 플레이어 역시 받아드리게 될 때 쯤 이야기는 급박하게 후반부로 연결되게 된다.
많은 인물과 그에 따른 서사가 있지만, 결국 메인은 이 둘의 성장 이야기.
문제는 바로 이 후반부.
이제까지 주인공 부자의 고민과 순응, 인내와 희망 등의 연출을 탄탄하게 보여준 것에 비해 마지막 이야기는 너무나도 급진전과 쌩뚱맞은 해결을 보여줘버린다.
후반부에 가기 전, 어떻게 보면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오딘과 토르 진영에 아트레우스를 보냄으로써, 적이라 할 수 있는 세력들의 세상과 가치관 등을 간접 체험하며 '마냥 내가 처리해야 하는 적'에서 '그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는 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입체적인 표현을 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보여진 것에 비해 후반부 갑작스럽게 오딘에게 대항하기 위해 우리 세력으로 전환하는 몇 캐릭터의 결정은 너무나도 쌩뚱맞고, 가장 강력한 적으로 예상되었던 마지막 토르 전 역시 너무나도 싱겁게 끝나버린다.
결국 '모두를 속인 오딘이 나쁜놈'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서 이런 전개를 보여준 것 같지만, 그러기에도 너무 쉽게 적 캐릭터들이 우리쪽으로 돌아선다는 것은 물음표만 남는 연출이다.
이게 이제까지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의 여러 고민을 개쩌는 연출로 기가막히게 표현한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후반부의 연출은 그냥 전쟁과 급한 마무리를 표현하기에만 급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거인족의 예언과는 다른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인데, 그 과정 역시 너무 갑작스럽게 해결되어버린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예언은 실제 미래를 알고 하는 것이 아닌, 그 인물들의 성격이나 이제까지의 경험, 가치관 등 여러 방면을 종합하여 미래의 행동을 짐작하는 예측에 가깝다라는 것이 이야기 중 표현이 되었고, 그에 따라 크레토스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라는 것을 인정하고 아트레우스에게 고백하며 부자간의 새로운 약속까지 만드는 연출을 통해 그들의 미래가 거인족의 예언과는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다.
결과론적으로는 크레토스의 죽음이 아닌 '스파르타'의 크레토스가 죽는다고 해석되는 예언.
그럼에도 중반까지의 그 쩌는 연출을 통한 텔링과 비교해 후반부의 갑작스러운 해결은 역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거기에 2개의 게임에서 계속 언급했던 라그나로크라는 거대한 전쟁치고는 딱히 뭐 대단한 연출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엄청난 전쟁이다라는 느낌을 받기에는 많이 부족하기도 했고.
물론 그럼에도 엔딩에서 아들의 독립 선언과 그것을 자신만의 언행으로 인정하고 허락해주는 아버지의 모습에 뭉클해짐과 함께, 마지막에 크레토스의 아내이자 아트레우스의 어머니인 페이라는 거인족의 숨겨진 예언 벽화에 그려진 크레토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완전 울컥해 버렸잖아...😭
또한, 디렉터가 게임 발매 전 인터뷰에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에 감명을 받았다는 언급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불안감이 컸지만, 만약에 크레토스가 죽었더라도 라오어2의 수준 낮은 연출과는 비교가 안되는 탄탄한 연출로 인해 겸허히 받아드릴 수 있을 정도로 크레토스 개인에 대한 연출 역시 감동 그 자체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제 갓 오브 워 시리즈에서 크레토스는 보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기도 해서 아쉬움도 있고.
결국 중후반까지는 너무나도 훌륭한 연출과 텔링으로 만족도가 상당했으나, 후반부 전쟁에서 조금 더 디테일함이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으응?? 토르와의 마지막 전투를 이렇게 만들꺼야??
총평
전작의 이야기를 확실하게 마무리하는데 주력한, 어떻게 보면 도전보다는 안전을 택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전작에서 큰 변화가 없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인상이 강한 것도 사실이니까.
그렇지만 전작부터 표현된, 그 신들 때려죽이는 뒤가 없던 크레토스가 아버지라는 역할을 위해 미숙함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이번작 역시 진한 여운과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변화가 크진 않지만 그래도 전작의 단점으로 분류되었던 여러 측면을 대부분 개선했기에, 개인적으로는 매우매우 재밌게 즐긴 게임.
이번에는 뉴게임+ 업데이트를 얼마만에 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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