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야 '유비 소프트'하면 '유비식 오픈월드'라는 조롱의 뜻으로 더 유명하지만, 예전에만 해도 2D 횡스크롤 게임인 [레이맨] 시리즈를 꽤 잘만드는 회사기도 했다.
그런 '유비 소프트'에서 오랜만에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발매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페르시아의 왕자 : 잃어버린 왕관]이다.
간간히 플레이하기에 용이한 NSW 버전으로 구입할까 생각했지만, 과거 [블러드 스테인드]에서 크게 데었던 적이 있던터라(...) 로딩을 생각해서 PS5버전으로 구입했다.
엔딩 및 서브 퀘스트를 거진 다 클리어 후 이야기를 해보겠다.
그래픽
첫 느낌은 준수한 편이다.
미국 애니메이션 느낌의 아트를 보여주는데, 게임 분위기에 꽤나 잘 어울리는 선택이였다고 본다.
메트로배니아 장르로 나왔기에 배경도 중요한데, 가끔 '오...'하게 되는 배경이 나오기도 하는 등 그런 부분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인상은 제법 괜찮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아트가 꽤 잘 어울린다.
연출
사실 이 게임은 그래픽보다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연출이다.
컷신이건 플레이 상황이건 연출이 상당히 다이나믹한데, 마치 미국 애니메이션의 극적인 효과를 보는 듯한 색감과 카메라 앵글이 압권이다.
보면서 '와'라는 감탄을 꽤 여러번 했던 기억이 선명할 정도로 이 연출, 특히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은 정말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의 강점이였다.
카메라 앵글의 역동성이 굉장하다.
사운드
BGM은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거슬리는 점도 전혀 없는 무난함이였다.
좋았던 점은 음성 선택에서 페르시아어가 있었다는 점? ㅋ
아무래도 게임의 배경이 배경인 만큼, 페르시아어 더빙은 꽤 좋았다.
페르시아어 더빙은 꽤 반갑다.
전투
이 게임은 메트로배니아면서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그만큼 액션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괜찮았다.
기본 공격과 필살기 개념의 공격이 잘 구현되어 있고, 방어와 회피 역시 기본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단/장거리 공격이나 패링 등의 액션도 모두 갖춰져 있으면서 전투 난이도도 후반으로 갈수록 꽤나 어려운 편인지라, 시시한 전투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걱정은 전혀 할 필요없는 게임이다.
오히려 서브 퀘스트 등을 통해 소재를 열심히 모아놓지 않았다면 무기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 전투에 애를 먹을 정도로, 후반부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니 이 점은 각오해야 한다.
있을 것은 죄다 넣어놓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전투 애니메이션도 장점.
이동
이동 액션은 기본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메트로배니아 장르로써 봤을 때는 좀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메트로배니아는 결국 길찾기가 매우 중요한 장르다보니 초중반까지 약간 답답함이 반드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가 중후반~후반에 얻는 특정 스킬로 인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장소를 마음껏 탐험할 때 오는 그 상쾌함이 상당한 강점을 보이는 장르기도 하다.
이 게임은 그런 측면에서는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단 점프도 꽤 후반에 얻게 되는데, 후반부에 최종 스킬을 얻더라도 맵을 마음껏 탐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메트로배니아에서 후반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중을 채공할 수 있는 스킬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보니, 후반부라도 이동에 제약은 여전히 따르게 된다.
적어도 공중 대쉬를 2~3회 반복할 수 있게만 해놨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후반부의 상쾌함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다가 빠른 이동 포인트도 부족하면서 꽤 먼 곳에 배치된 경우가 많다보니, 후반부라도 지역 이동에 제약은 그대로 유지되서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는다.
연속 대쉬 또는 3단 점프 등의 스킬이 없을거라면 빠른 이동을 바로 실행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라도 마련되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후반 맵 탐험을 위한 스킬치고는 많이 부족하다.
퍼즐
앞서 이동의 제약이 후반부까지 유지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다보니 후반부 또는 특정 퍼즐 구간에서는 손이 너무나도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빡쎈 난이도로 도배된 구역이 꽤 많이 나온다.
특정 퍼즐은 한번만 삐끗해도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악질적인 것도 마련되어 있다보니, 후반부라고 상쾌함을 느끼기기는 커녕 자신의 피지컬로 어떻게든 파훼해야 하는 구간이 더 늘어난 인상이 강하다.
그나마 옵션에서 그런 특정 퍼즐을 건너뛸 수 있는 기능을 활성화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게 해준게 다행이려나.
그렇다고 또 그 옵션을 키자니 어떤 식으로 배치되었는지 궁금해서라도 그냥 플레이를 해보긴 하게 된다.
플랫포밍 지원이라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그렇게 고난도의 퍼즐이나 이동 구간을 피지컬로 파훼했을 때 얻는 보상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점이다.
한번 삐끗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퍼즐을 겨우 클리어한 후 얻은 보상이 어디 색깔 놀이하는 의상 하나였을 때의 그 허탈감은...
한방에 체력을 올려주는 아이템 등을 보상으로 배치했다면 그걸 위해서라도 도전욕구가 자극되겠다만, 어디 별 필요도 없는 아이템이나 수정(게임 내 화폐)을 줄 때는 정말 힘이 팍팍 빠진다.
내가 겨우 저 이상한 색상의 스킨 하나 얻으려고 그 고생을 했다고??
길찾기
메트로배니아 장르에서 길찾기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중반까지는 막힌 길 때문에 답답함을 꽤 느끼게 되는 것 역시 장르의 특성이다.
가지 못했던 곳을 새로운 스킬을 획득함과 동시에 돌파할 수 있는 쾌감이 있지만, 그 막힌 곳이 어딘지 기억해야 하는 점은 장르의 허들을 높이는 요소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 게임은 꽤 훌륭한 방법으로 그 허들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기억의 조각'이라는 스킬을 통해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 장소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고, 그걸 맵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만듬으로써 과거 막혔던 곳의 위치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파악하고 다음 경로를 정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이 점은 개인적으로 메트로배니아 장르에서 필수로 넣어야 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좋은 시스템이였다.
'기억의 조각'이라는 시스템은 정말 좋았다.
버그
유비 게임 치고는 버그가 그렇게 자주 발생하진 않았다.
음성 쪽에 좀 치중되어 있는 인상인데, 게임 플레이 내내 치명적인 버그는 발생하지 않았다.
음성 싱크가 안맞거나 가끔 자막이 안나오는 정도?
스토리
[페르시아의 왕자]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주인공이 왕자가 아닌 게임으로 소개가 되었다.
물론 뭐 엔딩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여튼 스토리를 무언가 다른 시리즈들과는 다른 새로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 것은 보인다.
다만, 메인 퀘스트만 진행했을 때 이 게임의 스토리는 엉성함 그 자체다.
메인 퀘스트만으로는 급발진과 급전개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울 정도로, 이야기의 매끄러움이 거의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엉성하다.
스토리에서 중요한 내용이나 배경 이야기를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문서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다.
물론 다른 게임에서도 게임 내 얻는 문서를 통해 이런 저런 보강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 정도가 과한 편이다.
적어도 메인 퀘스트를 진행했을 때 큰 틀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는 있게 되야 하는데, 이 게임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메인 퀘스트만 진행하면 이야기가 도중에 어디 다 사라져버린건가 싶을 수준이다.
이런 문제를 더 부각시키는 이유는 바로 번역의 퀄리티 때문이기도 하다.
번역 퀄리티가 많이 떨어지는데, 마치 '번역기를 썼나?' 싶을 정도로 매끄럽지 않은 번역이 거의 매번 발생한다.
저퀄리티의 번역 + 메인 퀘스트의 부족한 설명 콜라보로 인해 좋은 인상을 받기는 조금 어려운 편.
저퀄리티 번역과 급발진의 만남.
스토리 자체는 무난하게 준수한 편이지만, 엔딩에서 언급된 특정 캐릭터의 죽음은 아직도 좀 의아하다.
왜냐하면 엔딩에서 죽음으로 언급된 캐릭터 중 특정 1명은 게임 중반부터 아예 사라져버리거든.
나는 내가 놓친 줄 알고 온 맵을 다 뒤졌는데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라.
해당 캐릭터의 초반 대사가 마치 주인공보다 본인이 훨씬 빠르다라는 식의 언급을 했던터라, 혼자 상상해보기로는 그 캐릭터를 통해 이동 관련 스킬을 얻을 수 있게 마련했다가, 모종의 이유로 그냥 게임에서 아예 빠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갑자기 사라졌다가 엔딩에서 언급만 나오게 된다.
이런 미완성 스러움에서 '유비 소프트' 다움을 느껴야 하는건 아무래도 잘못된거겠지.
총평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은, 아니 준수한 쪽에 조금 더 치우쳐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유비 소프트'라는 브랜드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꾸준하게 만들어온 2D 횡스크롤 장르에서 괜찮은 수준의 플레이하고픈 게임을 만들어낸 것은 고무적이라 생각이 들 정도.
물론 아직도 완성도 면에서 '유비 소프트'스러움의 미완성이 곳곳에 보이기는 하지만, 이정도면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메트로이드]에 비한다는 것은 불가능이겠지만, 그래도 근처까지는 쫒아갈 정도의 완성도로 만들어진 게임이 나오면 좋겠다.
예상 외의 완성도였지만, 다음에는 더 완성도를 끌어올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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