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블리 세컨드 엔드 레이어? 센드 플레이어? 말장난하고는.
간만에 3DS 게임의 엔딩을 봤는데, 그 게임은 바로 '브레이블리 세컨드'
3부작(맞나?)으로 구성된 게임이라고 하는데 이 게임은 게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번째 이야기이다.
첫번째 이야기에 해당하는 1편은 한국에 정발하긴 했는데 한글이 아닌 상태로 정발되었기에 접하기가 좀 애매하지만 이번 2편은 한글화가 완전히 이루어진 상태로 발매되었기에 구매하게 되었다.
간만의 한글화가 이루어진 JRPG였기도 하고, 무엇보다 하도 이 게임의 평이 갈려서 도대체 어떤지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엔딩까지 다 본 이후의 소감을 적어보자면.
그래픽
그래픽은 좋다 안좋다를 표현하기 좀 애매한...그런 수준이다. 엄청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엄청 구리지도 않은.
인물들 표현은 SD로 표현되어 있고 얼굴도 코가 없는 민자 얼굴로 표현되기에 딱히 좋다 나쁘다를 논하긴 어렵지만 복장의 경우 직업을 바꿀때마다 그에 맞는 복장으로 변경되는 등 복장 쪽의 디테일은 괜찮은 편.
전투 시의 이펙트나 소환 마법 등의 퀄리티도 괜찮은 편이고 전체적으로 무난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렇지만 마을의 그래픽은 2D로 표현되었는데 그게 엄청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처음 마을을 보면서 '우와'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느끼는 마을의 2D퀄리티는 극상.
마을 배경은 환상적인 2D 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운드
BGM은 엄청 좋다 라는 느낌은 사실 들지 않고 그냥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건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뭐 그럴수도 있겠으나 귀에 계속 맴돌거나 하는 음악이라고 보기는 좀.
그냥 정말 그 상황에 적당하게 어울리는 그정도 수준이라고 할까.
딱히 기억에 남는 음악이 없는 걸 보면 그냥 그정도의 느낌이였던 것 같다.
전투
이 게임의 칭찬할 점은 바로 이 전투. 전투는 턴제로 이루어지는데, 일반적인 턴제와는 조금 다르다.
우선 기본적으로 속도 능력치에 따라 먼저 공격을 시작하는 것은 동일.
하지만 다른 점은 바로 브레이브 시스템에 의한 한 턴에 공격할 수 있는 횟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
브레이브 수치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 브레이브 수치만큼 한 턴에 공격을 진행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 브레이브 수치는 턴마다 1씩 회복이 된다. 이때 본인의 턴에 억지로 브레이브 수치를 끌어올리면 다음턴에는 1만 회복되고 나머지 남은 수치만큼의 턴은 아무런 행동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
이게 전투를 상당히 전략적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보스와의 전투 시 '다음 턴에는 내가 죽을 것 같은 상황'이라 무리해서라도 많은 데미지를 보스에게 줘야 하는 상황이라 치면 브레이브 수치를 억지로 개방하여 최대한 한 턴에 많은 데미지를 가해 보스 턴이 오지 않고 전투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는 말.
그렇다고 보스의 체력이 보이는게 아니라서 뻔한 전투 패턴을 가져오게 하지도 않기에 정말 전략적으로 매우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생각된다.
브레이브와 디폴트, 그리고 SP로 전투는 엄청나게 전략적으로 변한다.
거기다가 각 직업 별 특징도 확실하고, 직업을 선택했다고 다른 직업의 특징을 아예 배제하는 것이 아닌 딱 1개의 직업 스킬들을 가지고 올 수 있기에 정말 다양하게 전투에 임할 수 있게 된다.
(흑마도사가 백마법사 수준의 힐 주문을 행한다든가 하는 등. 즉, 적마도사는 꺼지라는 말...)
또한, 조우확률이라고 해서 맵 이동 시 적과 조우할 확률을 플레이어가 직접 조정할 수도 있는데, 이게 정말 생각보다 꽤 영향력을 끼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적과의 전투보다는 빠르게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되는 상황일 경우(회복아이템도 없고 SP도 없는데 HP는 별로 안남은 상황 같은?) 적과의 전투는 곧 게임오버로 직결될 수 있는데 이때 조우 확률을 -100%로 조정하면 절대로 전투는 벌어지지 않게 된다.
반대로 전투만 미친듯이 해서 레벨 노가다를 하고싶다거나 하면 조우확률을 +100%로 해서 엄청 자주 전투만 진행하게 할 수도 있다. 많은 JRPG는 맵을 이동하면서 전투에 돌입하고 턴제 전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ARPG가 아니라면) 이 조우확률은 생각보다 꽤 유용한 그런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엔딩까지 딱 2회만 사용하긴 했지만....)
전투가 싫다고요? 그렇다면 조우 확률을 조정하세요.
거기다가 전투 속도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매번 봤던 소환수 등장 신이라든가, 마법 시전 신을 그냥 스킵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전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위 조우확률과 이 속도 조절에 의해 엄청난 레벨 노가다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이 브레이블리 세컨드.
하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단순한 레벨노가다만을 위한게 아닌 전투 자체의 밸런스나 여러가지가 꽤 전략적이고 본격적(?)이기에 턴제에 거부감이 없고 파이널판타지를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큰 거부감없이 재밌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두 부자와의 전투.
부가요소
이 게임은 본편 플레이 중에 몇가지 부가적인 요소를 같이 진행하게 되어 있다. (미니게임이라든가)
첫번째는 인형만들기.(카푸였나? 무슨 이상하게 생긴 인형인데 이름은 잘 기억이...)
미니게임 형식이며 카푸?라는 인형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게임이다. 다만 문제는 그 돈이 평소에 사용하는 돈이 아니라는게 문제라면 문제. 물론 그 인형만들기로 번 돈을 일반적인 돈으로 환전도 가능하긴 하다만,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진 않고 사실 미니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좀 지루해서 개인적으로는 딱히...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성을 반영한 미니게임(?)
두번째는 달 보완(?) 계획인가 뭔가...파괴된 달을 다시 재건축하는건데 미니게임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하고..
그냥 모바일용 게임에서 특정 건물 짖기를 실행하면 몇시간 이후 완성된다.라는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달의 다리가 무너져서 그걸 보수하기 위해 클릭하면 xx:xx:xx 시간이 점차 줄어들면서 그 시간이 다 되면 보수 완료되는 그런. 재미가 있고 없고를 따질 수준도 안된다. 다만 이걸 해야 하는 이유는 그걸 보완함으로써 필살기 등의 추가적인 요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여기서 한가지 특징은 모바일 게임과 같이 친구라는 요소를 게임에 추가해서 친구가 많으면 그 보수 시간이 단축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문제는 그 친구가 본체 코드에 의한 친구가 아닌 엇갈림으로 만난 친구만 가능하다는 점. 모바일이야 전화부 데이터를 토대로 친구들과 함께 하는 협동 플레이가 어렵지 않지만 일본도 아닌 한국에서 엇갈림 친구로만 이걸 모으라고 하면 사실상 거진 못한다고 봐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엇갈림이 없으면 하루에 한 번 친구 5명인가? 를 게임자체에서 뿌려주기는 한다는 점.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그닥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재미도 없고) 그런 부가요소.
스토리
이제 드디어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 게임의 최대의 단점이자 JRPG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토리다.
※ 스포일러가 대량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접기로 구분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플레이 전이라면 스토리는 넘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전작을 플레이지하지 않았더라도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프롤로그에 전작의 스토리를 간단하게 언급해주기는 한다. 만약 전작을 플레이해볼 의향이라면 프롤로그를 절대로 봐서는 안될 정도의 큰 스포일러가 누설되는 점도 주의해야 할 점.
프롤로그에 전작의 가장 중요한 스포일러가 대놓고 노출.
나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전작의 스토리를 전부 빠짐없이 읽은 상태로 플레이를 했는데, 프롤로그가 꽤나 잘 요약되어 있기는 해서 놀랍기도 하고 이렇게 대놓고 말해주는구나 하는 점에 놀라기도 하고.
여튼 스토리는 그렇게 1편 이후의 스토리로 진행이 되기에 만약 1편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익숙한 캐릭터들을 보면서 흐뭇할 수도 있고 지겨울 수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1편에 나온 캐릭 대부분이 다시 나오기 때문. (죽은 몇명을 제외 전부 등장)
그렇다고 신캐릭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정말 소량의 신캐릭이 나온다.
주인공 파티의 메그놀리아가 가장 대표적이며, 그와 연관된 캐릭터 몇명만 새롭게 등장하고 나머지는 전부 1편에 나왔던 캐릭터가 다시 등장한다.
에타르니아 공국 근위사단장 이데아 리!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주인공 파티입니다!
시리즈 물이니까 뭐 그럴수도 있긴 한데... 과연 이걸 좋게 봐야 할지 어떨지는 정말 개인 취향의 문제.
나야 전 작을 플레이해본 것이 아니기에 크게 뭐 신경쓰이지는 않지만 사람에 따라 이 부분은 꽤 큰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사항.
물론 이 부분은 소소한 점이라고 볼 수 있기에 넘어가더라도 스토리에는 정말 큰 문제가 많다.
우선 엔딩은 해피엔딩이다. 개인적으로 엔딩은 해피엔딩을 선호해서 그 부분은 좋다.
엔딩은 개인취향인 해피엔딩.
문제는 엔딩을 봐도 '엔딩까지 가는 도중에 왜 그녀석들이 나온거지? 그 이야기는 왜 낀거지?' 와 같이 개연성이 없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먼저 메그놀리아. 이 갑자기 튀어나온 주인공 파티의 캐릭터는 배신따위도 없고 정말 갑자기 튀어나와서 엔딩까지 주인공 파티에서 활약한다.
달에서는 마왕이라는 몬스터를 제어하는 본부가 존재하는데 어느날 엄청나게 강한 마왕이 나타나 그 달 기지를 파괴하면서 메그놀리아가 지구로 내려온 설정인데...
쌩뚱맞게 달에서 갑자기 내려와서 바로 동료되고 엔딩까지 함께하는 매그놀리아.
그 마왕 이야기가 본편 스토리 중간 중간 끼어 있기는한데 사실 상 억지 설정인 점이 너무 드러난다.
마지막 진보스가 마왕이다라는 측면으로 보면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걸 풀어가는 과정이 전혀 매끄럽지 않은 것이 정말 큰 문제. 스토리의 후반까지도 마왕에 대해서는 언급은 있지만 크게 다루지 않고 게임 시작과 함께 잡혀간 1편의 히로인 이니에스 구출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걸로 중반까지 갔다가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이 사건의 흑막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후반되서야 이게 마왕이로구나하고 최종 전투로 돌입하는데(물론 스토리 중 누구나 마지막 흑막은 달을 파괴한 마왕이라고 인지하긴 하지만) 이 흐름이 전혀 매끄럽게 흘러가지가 않는다.
거기다가 흑막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부분도 사실 1편의 스토리라인과 거의 유사하다.
결국은 요정생퀴가 나쁜 생퀴였던것도 동일하고, 그 요정생퀴는 자신의 주인을 부할시키려는 것도 1편과 동일.
자뜩이나 1편 캐릭터도 다 등장하는데 흑막의 존재를 밝히는 부분도 동일하다니.
1편에서야 정말 요정생퀴가 조력자인줄 알다가 배신에 뒤통수를 맞는 경우라 좀 나은데, 이건 처음부터 요정이 적의 수장과 함께 등장했는데 결과는 1편과 동일하게 진행되니...
결국 또 너니?
아니, 사실 나야.
이게 끝이 아니다. 중반에 갑자기 튀어나온 구미호. 얘는 진짜 뭐지? 할 정도다.
갑자기 튀어나와놓고 후반에 다시 등장. 다시 등장한 부분을 끝까지 플레이해봐도 굳이 이녀석이 나왔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쌩뚱맞고 스토리에 녹아들지도 않는다.
그냥 1편 주인공 파티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링어벨을 다시 등장시키기 위해서로 비춰질 정도로 비중도 애매하고 연관성도 애매하고 타이밍도 애매하다. 그냥 구미호 관련은 전부 없어도 아무 느낌도 받지 않을 정도로(오히려 더 깔끔함을 느낄 듯) 이 캐릭터의 존재는 정말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3편을 위한 복선이라면 뭐... 할 말 없지만)
링어벨을 다시 출현시키기 위한 이벤트처럼 느껴질 정도로 스토리 상 구미호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
끝으로 힘내리벤지. 뭐야 도대체 이건... 게임이 뭔 말만 하면 힘내리벤지로 끝난다.
도대체 저 이상한 말장난이 왜 스토리의 전반을 다 책임지는 것인지 아직도 이해가 잘...
뭐만 하면 힘내리벤지가 나온다. 유쾌하지도, 재밌지도, 멋있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그 단어가 전반적인 스토리를 지배한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도대체 왜?? 아직까지 이 부분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스토리에 대한 느낌은 아래와 같다.
1) 1편의 캐릭터가 대부분 재등장.
2)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매끄러운 흐름이 매우 부족.
3) 이상한 말장난이 스토리에 전반적으로 녹아 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움.
3편 떡밥과 함께 끝이 아님을 대놓고 풀풀 풍기며 게임은 끝.
총평
이렇듯 개인적으로 느낀 이 게임은 전투의 재미는 정말 훌륭하지만 스토리부분이 꽤나 당황스러울 정도로 애매한 그런 게임 되겠다.
그래도 간만에 파이널판타지 스러운 JRPG가 한글로 발매되었으니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특히 전투는 정말 재밌어서 'RPG의 꽃은 전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력 추천.
반대로 '스토리가 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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