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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일지/소니_PS3 & PS2 & PS

[PS3] 더 라스트 오브 어스 : 한 아버지의 선택

by 량진 201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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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엔딩을 봤다. 이야 이거 정말....플레이하는 내내 감탄으로 시작해서 감탄으로 끝났다.

간단하게 이 게임을 설명하자면 그래픽으로 시작해서 게임성을 지나 스토리로 끝난다고 볼 수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어마어마한 게임을 계속 플레이한 소감을 적자면

 

 

그래픽

 

엄청나다. 정말 엄청나다. 이제까지 내가 했던 게임 중에서는 가장 그래픽이 좋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엄청나다.

특히 물 그래픽은 뭐 실사라고 해도 믿을 정도 퀄리티. 물론 이 모든게 오픈 월드가 아니라서 CG를 섞은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 퀄리티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었다. 이 충격은 예전에 게임큐브로 나왔던 [바이오하자드 리버스] 그래픽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충격 정도. (리버스는 배경이 모두 이미지렌더링이라서 그 당시 절대로 나올 수 없었던 배경 그래픽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게임이 더 대단한 것은 리버스는 언제 어디서나 어두컴컴한 배경만 보이는 반면 라스트 오브 어스(이하 라오)는 사계절에 맞는 그래픽을 끊임없이 보여주기 때문. (거기에 하수구 처럼 어두컴컴한 곳도 모두 존재)

지금 생각해도 정말 그래픽은 어디 하나 흠잡을 수 조차 없을 정도의 엄청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사운드

 

뭐 여러번 거론했었지만 나는 귀가 그렇게 예민하지 못해서 사운드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 게임의 사운드는 정말...분위기에 아주 알맞은 BGM을 잘 선택했다고 해야 되나. 전투 발생 시에는 그에 맞는 긴장감 있는 음악이 나오고 암울한 부분에서는 그에 걸맞는 BGM을 잘 선택해서 들려준다. 그 뿐만 아니고 요즘 바이오하자드에서는 느끼기 힘든 총격음이 상당히 좋다. 맨손 전투에 대한 타격음조차 엄청나서 플레이하는 내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플레이

 

그래픽으로 시작해서 게임성을 지난다고 했는데, 이 게임은 개발자의 말대로 [바이오 하자드 4] + [이코]스러운 게임이다.

대단한건 그 2가지의 게임의 장점을 상당히 잘 이끌어 냈다고 생각한다. 우선 전투. 바하4 식의 TPS으로 바하4 스럽다. 근접 전투도 있고 무기에 대한 개조 등 이런저런 부분에서 바하4를 처음 했을 때 느낌이 다소 들긴 한다. 그렇다고 바하4를 그대로 가지고 간게 아닌 개발자의 말 따라 바하4를 생각하면서 플레이해보면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하다는 말. 하지만 내가 정말 높게 평가하고 싶은건, 바로 동료의 지능. 애순이(바하4에서 애슐리)처럼 아무것도 못하면서 그저 레온만 찾는 그런 무능한 동료를 생각하면 안된다. 엘리는 정말 똑똑하고 무엇보다 상당한 도움을 준다는 점. 불러야 따라오거나 적들에게 잡히는게 주행동 패턴이던 애들과는 다르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플레이가 상당히 쾌적해진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그 외 전투 시, 은폐 엄폐가 상당히 중요하고 적들도 잘 숨는다. 그리고 탄이 부족하기 때문에 잠입 후 근접전투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닥돌이 안되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게 해당 게임이 주는 분위기와 상당히 어울린다.

한 방에 골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인지라 매우 신중하게 되고 조용히 이동을 하는 게 더욱 게임이 주는 분위기에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크다. 그리고 요 근래 어드밴쳐나 FPS 게임에서 심심찮게 사용되는 자동 체력회복이 없다보니 더 전투에서 신중하게 된다. 적은 다수고 플레이어는 많아봐야 4명인 상황인지라 언제나 신중해야 되는 상황에 잘 맞는 전투시스템.

그 외 퍼즐 적 요소(라고는 하지만 별로 어렵지 않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간단한 수준)와 탐험요소(맵이 오픈월드가 아님에도 상당히 넓은 편이다.)가 전투와 아주 훌륭하게 어우러져 플레이하는 내내 불편함없이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 거기다가 이 게임은 2회차가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는 점도 아주 훌륭한 부분. 툼레이더는 2회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보니 조금 아쉬웠는데 라오는 확실하게 2회차 연동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해 둬서 오랫동안 플레이하기 좋다.

 

 

스토리

 

끝은 스토리라고 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스토리가 상당히 좋았다. 스토리는 어느날 갑자기(정말 갑자기...) 원인 모를 병균(?)에 의해 사람들이 좀비와 같은 괴생물체로 변하게 되고 인류의 반은 죽어버리고 모든 문명이 멈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그 갑작스런 괴생물체 변이 사건으로 소중한 딸을 잃은 주인공 조엘은 더욱 본인만을 생각하게 되는데, 어떤 사건으로 인해 엘리라는 소녀를 운반하는 일을 의뢰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은 시작된다. 엘리는 병원균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는 소녀였고, 인류의 희망으로 여겨지며 운반을 의뢰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조엘과 엘리의 모험을 통해 사람들의 유대가 어떻게 생기는지 등 스토리도 상당히 탄탄하다. 자세한 것은 역시나 스포니깐 닫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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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은 처음에는 엘리가 너무 못마땅했다. 엘리는 말투가 굉장히 직설적이고 언제나 욕을 달고 다니는 소녀이며, 전혀 알지도 못했던 소녀를 위해서 자신들이 그 위험한 일을 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또한 의뢰를 갑자기 받고 수행하던 도중 몇년간 파트너로 일했던 동료까지 잃게 된다. 그렇게 엘리는 조엘에게는 그저 의뢰에 대한 상품이였으며, 귀찮은 존재였다. 하지만 여름부터 시작해서 계절이 지나면서 둘이 함께 고난과 역경을 이겨가며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조엘의 동생에게 찾아가 인류의 희망이라며 엘리를 옮겨줄 것을 부탁하는 사건에서 조엘은 엘리가 더이상 짐이 아닌 자신의 남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이때부터 20년 전에 딸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이 되살아난 조엘은 엘리를 위해서 목숨까지 다 내놓을 정도로 헌신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때부터 조엘의 머리속에서는 엘리가 인류의 희망임에는 확실하지만 이동하던 도중에 엘리가 죽어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인류의 희망임을 포기하면 어떨까 하는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하지만 엘리는 자신이 해야할 역할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희생까지도 감수하고 있었기에 조엘은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하면서 계속 앞으로 향해 나가게 된다.

 

그러다가 드디어 엘리를 파이어플라이의 의료진들에게 데리고 가는데까지 성공하는데...

엘리가 감염되지 않았던 이유는 뇌쪽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이유였으며, 그 항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엘리의 뇌가 필요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엘은 엘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며 엘리를 돌려달라고 하지만 파이어플라이는 이를 거부하면서 조엘은 인류의 희망이 아닌 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엘리를 구하는 것을 선택한다.

 

어떻게 보면 온 인류의 희망이였기 때문에 조엘의 행동을 욕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조엘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캐릭터였고 딸을 잃고 숨겨왔던 아버지의 마음을 다시 찾으면서 너무나도 당연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조엘은 엘리를 마침내 구하고 인류를 버리고 한 소녀의 새로운 보호자로서의 인생을 선택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낸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가 조엘에게 맹세하냐는 질문에 너무나도 진지하게 맹세한다는 말을 해버린 조엘을 보면서 내가 만약 저 상황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많은 걸 느끼게 하는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 (그 맹세하냐는 질문은 조엘이 엘리에게 거짓말을 했던 내용인데, 조엘이 한 그 거짓말이 진실이였다고 맹세할 수 있냐는 엘리의 질문에 조엘은 거리낌 없이 자신이 한 말은 진실이라고 맹세하는 것이다.)

 

특히 이 게임은 후반에 가면 갈 수록 조엘이 엘리를 위해서 살인과 고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면서 조엘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존재는 엘리이며, 엘리를 잃고 인류를 구할 마음은 없다는 것을 은근히 연출로 보여주다보니 마지막 엔딩이 개인적으로는 더욱 크게 와닿은 것 같다. 아버지의 선택, 과연 그걸 욕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정말 이 게임의 배경과 같이 인류의 반이 날아가고 문명이 멈추게 되면 가장 무서운 것은 괴생명체가 아닌 바로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느끼게 해준 점도 좋았다. 오히려 가장 무서운 적은 괴생명체가 아닌 사람으로, 실제 게임을 진행하면서도 괴생물체와 전투는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는데(발생해도 그리 어렵진 않다) 사람들과의 전투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그만큼 어렵다. 엘리로 플레이할 때는 정말.....데이빗인지 뭔지 하는 녀석의 광기는 정말로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저렇게 변하는 인간들이 많겠구나 싶어서 오싹했던 부분.

 

 

끝으로

 

앞서 말한 듯이 그래픽으로 시작하면서 너무나도 큰 놀라움을 겪고 게임성으로 플레이 내내 지루하지 않고 적당한 긴장과 함께 오버가 전혀 없는 연출을 보면서 현재 처한 상황에 너무나도 잘 어우러지는 플레이를 지나 마지막 스토리로 끝나는 아주아주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게임이다. 특히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생각되며(캐릭터들 표정 변화는 정말 최고였다.) 바이오 하자드나 툼레이더 처럼 주인공이 자신이 살기 위해서 괴물이 되어가는 것보다 한 소녀를 지키기 위해서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그렇다고 다른 작품들의 주인공처럼 혼자 다 쓸어버리긴 어려운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모습이 더 좋았다. 그리고 스토리에서도 살짝 거론했듯이 실제 우리가 이 게임의 배경과 동일한 상황에 처한다면 분명히 가장 무서운 적은 다른게 아닌 사람 그 자체라는 점을 너무 잘 표현해 줘서 좋았다.

 

물론 아예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닌데, 첫째로 오픈월드가 아니다보니 외길 진행으로 되면서 자유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점.

그러면서도 맵이 은근히 넓기 때문에 아이템을 차기 위해서 상당히 넓은 공간을 뒤지고 다니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 이 점은 딱히 단점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그나마 찾는다면 이 정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전투 때 안들킬거 같았는데 들키는 경우가 좀 있다는 점? 분명히 나는 차 뒤에 확실하게 숨어 있었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는데 앞에서 오던 녀석이 나를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내가 라이트를 키고 그 캐릭터를 바라 봤는데 나를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아리까리한 부분이 있긴 하다. 다행히 그런 경우가 많지 않아 큰 단점으로 느껴지진 않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너무 재밌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를 했다. 젤다의 전설 이후로 이렇게 감탄만 하면서 게임해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를 정도로. 여운이 상당히 오래 갈 것 같은 느낌인데, 너티독의 또 다른 게임인 [언차티드] 2와 3 플레이를 위해서 얼른 조엘과 엘리와는 작별을 해야겠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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