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푸켓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이 날 일정은 점심부터 시작되었기에 전 날 과음에 의한 숙취해소 좀 하고(잠으로)
짐을 완전히 다 싸고 풀빌라에서 마지막 팁을 탁자위에 놓은 뒤 출발했다.
마지막 날이고 캔도 너무 많아 2달러를 놓고 갔다....허허
첫번째 이동 장소는 점심식사를 위한 식당. 타이 인터네셔널 뷔페라는 곳이던데
이제까지 먹었던 음식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게 뷔페 형식으로 되어 있고 쌀국수를 판다거나 하는 등
몇가지 메뉴가 더 추가되었고 뷔페라는게 다를 뿐. 역시 나는 입맛에 맞아서 맛있게 먹었다.
(여전히 별로라는 일행은 있었지만 첫날보다는 훨씬 나아진 느낌)
이 곳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러시아 관광객이 무더기로 들어오더니 음식을 정말 싹쓸이해가더라.
(정말 싹쓸이...너무 깨끗해서 음식을 치운 줄.) 어찌나 많이들도 가져가던지--;;;; 살 찌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겨.
기존 다른 음식점과 음식은 비슷한데
쌀국수나 볶음국수 같은 것도 같이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여튼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이동한 곳은 태국 전통 특산품점 및 쇼핑센터 방문.
느낌이 싹 오는가? 그렇다. 패키지 여행 상품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호객행위. 그것이다.
해외 여행은 어릴 때 일본을 두차례 가봤으나 그때는 패키지가 아니고 친척들이 있기 때문에 그냥 갔었다.
즉, 이번이 처음 그 호객 프로그램을 체험해 본 것.
먼저 이 곳에 대해 가이드가 설명하길 둘째 날 방문했던 바통 시장과 가격차이가 그리 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였다.
그래서 그곳에서 사지 못했던 비누 가격도 비슷할까? 하고 가이드에게 물어봤더니 그건 잘 기억 안난다더라.
이때 눈치를 깠어야 됐는데 아놔.... 그러려니 하고 비누를 사야겠다는 마음에 센터에 들어가니
순간 여기가 한국인 줄 알았다. 죄다 한국인이더라. 그러고서는 어떤 방에 우리를 다 넣더니 상품 설명 시작하신다.
가..갇혔다!!
가둬놓고 시음해보라고 준 꿀물. 그냥 일반 꿀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이러쿵저러쿵 살 생각이 전혀 없는데 아주 열심히 설명하신다. 뭐 그게 일이니깐.
그렇게 설명을 몇십분 정도 듣고 겨우 해방되어서 물건을 이제 사볼까 하고 비누 가격을 봤더니 6달러. 얼마??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바통시장보다 2배가 비싼 가격에 팔고 있더라. 이런 젠장.
완전 속았다는 기분으로 다른거 뭘 살까 보고 있는데 가격들이 진짜...-_-;
바트로 받지 않고 달러로 받고 있기에 가격도 더 쎄고 그냥 애초에 가격이 비쌌다.
야몽크림인지 물파스인지 요것도 꽤 비싸고. 효과가 정말 좋은지도 사실 모르겠고. 효과 설명은 그냥 물파스던데.
그래서 한국에서 파는 야몽크림은 얼마인지 인터넷으로 바로 검색. 정말 다행히도 가격은 비슷하더라.
그래도 괜히 속는거 같아서 구입은 포기. 아직까지 선물을 산게 없어서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공항에 도착한 후에 시간이 꽤 많이 남는걸 어떻게 이용해 보자는 마음에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다른 일행들은 자석(그 코키리 모양이라던지 태국 느낌나는 조형물이 붙은 자석)같은 것도 사고 옷도 사고 하던데..흠
소....속았다!!!
그렇게 호갱 프로그램이 끝난 후 왓찰롱 사원이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푸켓 시내에 위치해 있다던데 시내인지 아닌지는 솔직히 모르겠더라. 그냥 사원이라서.
그곳에서 이런저런거 보면서 사진도 많이 찍고 하는데 멋지긴 하더라.
사원이 꽤 크고 여러개가 있어서 웅장함이라든지 뭐 그런 기분도 들고 괜찮았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문제였지만. (정말 너무 더웠다.) 거기다가 사원에 개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첫날 가이드분이 말해주길 태국에서는 차도에서 우선순위가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사람이 가장 우선시 되지만 태국에서는 개가 가장 우선시 되고
그 다음이 오토바이. 그 다음이 차. 마지막이 사람이란다.
개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는 말과 함께 과거부터 내려오는 이야기 등을 많이 해줬다.
실제 바통시내에서 유럽인이 차도를 건너려는데 차가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그냥 달려오는걸 봤다.
(그 유럽인이 멈췄다.) 그걸 보며 '아 여기는 진짜 까딱하면 차에 치어 죽겠구나' 싶더라.
어쨌든 그래서 사원에 개들이 상당히 많고 사람들은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나두고 있다.
하지만 피부병 때문에 만지지는 말라고....
그렇게 무더위에서 사원을 쭉 보고나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하는데 다음은 코끼리 트래킹이란다.
음...썩 좋지는 않다만 프로그램이니 그곳으로 이동.
우리는 푸켓에서 1순위 몸들이시다.
사원과 함께 특산품 판매하는 곳도 당연히 마련.
확실히 사원은 웅장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
도착하니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냄새.
코끼리는 크기도 크니 그만큼 배출량도 아주 많았다. 그에 따라 냄새 역시 어쩔 수 없었던 것.
뭐 그러려니 하고 코끼리를 타는데 2명씩 짝을 지어야 했고 여성 일행 분과 같이 코끼리에 탔다.
뒤뚱거리는 움직임과 생각보다 많이 느린 코끼리 움직임에 재밌다라는 느낌은 솔직히 전혀 없고
코끼리 머리에 앉아 있는 현지인이 코끼리에게 지시를 내릴 때 곡갱이 같은 걸로 찔러서 방향을 지시하는걸 보고
'이건 진짜 없어져야 할 프로그램이구나' 싶더라.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은데;;
한 50미터? 그정도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건데 돌아오는 장소에서 사진을 한 번 씩 찍어줬다.
그러면서 그 현지인이 우리보고 한국말로 "뽀뽀해" 라고 하길래 우리는 연인이 아니다라는걸 말해야 되는데
태국말을 모르니 "No"라는 말과 함께 제스처를 취했으나 못알아먹나보다.
그때 같이 탄 일행이 순간 당황해서 "패밀리"라고. 패밀리라고 하기에는 우리가 생긴게 너무 다른데 말이죠.
그 이후에 바로 "프렌드"라고 바꿔 말하긴 했으나 웃기긴 했다.
거기다가 다른 코끼리에 탄 일행들에게 코끼리가 콧물을 뿌려버린 사건도 있고
이래저래 이슈가 있었던 코끼리 트래킹.
이래야 코끼리님이시지.
코끼리 머리 위에 올라탄 현지인이 들고 있는 것이 곡갱이. 이건 아니야...
거기서 발견한 구시대의 유물(?) 실로 오랜만.
현지인이 나뭇잎으로 즉석에서 메뚜기를 만들어준다. 물론 여자들에게만....
트래킹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데 다음은 라텍스 공장이라고 한다. 아 또 호객 프로그램...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갔더니 역시나 죄다 한국인. 암~ 그래야죠.
그나마 이곳의 좋은 점은 라텍스 침대들 쭉 깔아놓고 누워보라고 한 후 설명했던 것.
걍 누워서 눈 감고 휴식하다가 왔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저녁은 무려 한식이다.
그냥 푹신푹신한 곳에 누워있으면 된다.
쌈밥. 정말 그냥 한식이였다. 맛도 한국에서 먹는 쌈밥 맛이였고, 당연하게도 입맛에는 엄청나게 맞았다.
평소에 현지식을 잘 못먹던 일행이 정말 눈이 반짝이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내 일 처럼 기쁘더라ㅋㅋ
그렇게 저녁을 맛있게 먹고서 공항으로 가면 푸켓에서의 일정은 끝나는 것이였다.
그런데 문제는 선물. 아무것도 구입을 하지 않았고 이미 바트로 환전도 다 해놨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 중에 여성 일행들이 이마트와 비슷한 마트가 푸켓에 있다라는 말을 했다.
무슨 마트였는데 이름이 기억이 잘...(BC?BIC C? 뭐였지??)
어쨌든 그곳이 있다고 해서 공항가기 전에 거기에 들려주면 안되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안된다고 하더니
내 선물 사야된다는 말에 들려주기로 결정. 결국 공항가기 전에 마트에 들렸다.
무려 김치찌개와 제육볶음. 쌈밥이다. 맛이야 당연히 있었음.
마트에 들려서 사람들 선물을 계속 물색하던 중 도저히 마땅한 것이 없어
그냥 적당한 가격의 양 많은 과자를 찾고 대량 구입. 그 곳에서도 비누를 한 번 찾아봤는데
역시나 6달러...ㅠㅠ 젠장. 어쩔수 없이 과자로 꽤 많은 양을 구입해서 큰 봉지로 2봉지가 나왔는데
가이드가 그걸 보더니 이렇게까지 많은 양 물건 산 경우가 없어서 공항에서 될지 말지 확신을 못주겠다고 한다.
음....과하긴 했나봐. 이 과자 계산할때 내 뒤에 서 있던 관광객이(중국 아니면 일본 사람이였던 듯)
나보고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물어보더라. 그냥 단순히 동일한 과자를 많이사서 물어봤나 했더니 그게 아니였다.
내가 산 과자가 일본과자였기 때문...ㅋㅋㅋ 푸켓가서 일본과자를 선물로 대량 구매한것이다. 아놔 이게 뭐니.
그래도 장모님 선물은 과일의 이라고 불리우는 두리안 말린 과자와
과일 중의 여왕이라 불리는 망고스틴 젤리를 샀으니 된거지...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이제 이 많은 봉지에 담겨진 과자들을 어떻게 잘 분배해서 부피를 줄이느냐가 관건인데
이건 공항에서 시간이 많이 남으니깐 거기서 하기로 하고 공항으로 다시 출발했다.
선물로 산 과자 꾸러미들. 너무 많이 사긴 했지.....
공항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있는데 커피숍이였다.
코끼리와 연관된 뭔 커피라 그랬는데....루왁과 같은 대변에 의한거라는 식으로 말한 것 같은데...
커피는 원래 안마시다보니 잘 안들어서 기억이 안난다.
뭐가 되었든 좋은거라면서 가이드분이 사주셨는데 한모금 마시고는
역시 커피는 나랑 안맞는구나 하고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분위기는 상당히 좋던데 손님은 아무도 없던...그곳에서 이제까지 체험했던 일들을
서로 즐겁게 얘기 나누다가 공항으로 다시 출발.
무슨 코끼리와 관련된 커피라는데...나에게 커피는 그냥 쓴 물일 뿐.
드디어 공항에 도착하고 가이드 분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비행기 티켓팅을 위해 대기했다.
원래는 티켓팅 하기 전 시간이 3시간 이상 남아 있었기에 다른 프로그램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그럴바에는 그냥 기다리면서 얘기나 하자는 결론에 도달하여
공항에서 가장 먼저 티켓팅 줄에 선 후 대기. 문제는 앉을 곳이 없다는 건데....
공항 한바퀴 빙~ 돌아 사진 좀 찍고 티켓팅 대기선 옆 바닥에
그냥 둥그렇게 다 같이 앉은 후 사진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것도 한두시간이지....
티켓팅 대기 시간이 3시간 정도였고 출국심사 마치고 들어간 이후에 또 3시간 대기를 해야 했다.
이 남은 시간에 마트에서 구입했던 대량의 과자 부피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짐을 다시 싸거나
일행들의 폐인(?) 모습들을 도촬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비행기 시간이 새벽 시간대인지라 공항에서 거의 하루를 살았다고 봐도 될 듯.
부피 줄이기 대작전.
대기 시간에 지쳐 자는 일행들 도촬. 얼굴은 가렸으니 뭐 괜찮겠지...ㅋ
아주 미친듯이 지루한 기다림 끝에 새벽에 비행기를 탔고
인천으로 넘어오는 시간은 여전히 5시간 대(으악!!!!!)
푸켓으로 갈 때는 정신이 좀 멀쩡하게 얘기도 하고 했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는 타자마자 바로 골아 떨어졌다.
피곤이 많이 쌓이기도 했고 시간대도 새벽 시간대인지라 너무 피곤하더라.
좀 자다가 밥 먹으라고 깨우던데 메뉴는 생선구이 혹은 과일세트였다.
몽롱한 상태기 때문에 밥을 먹기에는 조 부담스러워서 과일세트로 달라고 했더니
정말 과일로만 이루어진 도시락을 주더라. 무슨 맛인지 모를 파파야와 파인애플, 포도, 수박 등으로
이루어졌고 요거트를 같이 곁들여 먹었는데 너무 졸린 상태라 따로 사진은 찍지 못했다.
그렇게 다시 바로 잠에 들었고 몇시간 후에 인천에 도착했다.
인천에 도착하고서 또 제주로 내려가는 비행기에 타야 했기에
서울분들 과는 그곳에서 작별하고 김포공항으로 간 후 제주도까지 무사히 돌아왔다.
제주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3박 5일이라는 여행을 처음해봐서 그런지 정말...
사람이 할만한 건 아니구나라는 걸 좀 느낀 여행이였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분들(오히려 어색한)과
해외여행을 다녀오라는게 뭔가 싶었는데 가서 무엇인가를 같이 체험하고
공감대 형성을 하면서 지내니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좋았던 경험이다.
아, 물론 다시 푸켓 가라고 하면 안갈 것 같지만 말이지ㅋ
(같이 여행갔던 동료들은 아직도 푸켓 타령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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