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푸켓으로 가는 비행기 노선이 아침과 저녁에만 있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저녁 비행기를 잡았다. (제주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아침 비행기는 무리)
오후 2시 쯤에 제주공항에서 일행들을 만나고 캐리어를 푸켓으로 직송으로 날린 후, 입국을 했다.
대기 중에 어디서 봤던 것 같은 사람들 얼굴이 보였지만 나는 평소에도 남들 신경을 그렇게 쓰는 타입이 아니다보니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는데 일행 중 한 분이 '울랄라 세션'이라고 하더라.
그러고 다시 보니 정말 울랄라 세션이 맞았다.
처음 알아본 일행 분이 사진이나 한 장 같이 찍어달라고 할까 말까 수십번을 고민한 끝에
겨우 마음먹고 가서 얘기를 꺼내는 듯 하더니 그대로 돌아왔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말 걸자마자 매니저가 거부했다고.
꽤나 많은 고민 끝에 먼저 가서 얘기를 꺼냈음에도 단칼에 거부되어서 기분이 매우 안좋은 듯 보였다.
그런데.....울랄라 비하할 생각이 아니고 정말 울랄라가 그럴 위치가 되는지는 의문이다. 거부할 정도의 위치인가?
실제 그 공항에서 알아본 사람이 아예 없었는데? 물론 초상권이라는건 당연히 지켜져야 할 사항이다만,
거부하더라도 충분히 웃으면서 좋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정색하면서 얘기 꺼내자마자
바로 선글라스를 쓰고 다른 곳을 처다보거나 하는 행동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실제 우리 일행 중에서는 울랄라세션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말이지...더 알려야 되지 않을까?
(그 울랄라 모르는 사람이 버스커는 알고 있었다. 대중적으로는 버스커가 훨씬 더 잘 알려진 것은 사실이니.)
이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처럼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된다면 모를까.....
뭐 어쨌든 그 일행 분이 엄청 기분이 안좋은 상태로 제주에서 김포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
그렇게 1시간을 날아 김포에 도착하자마자 공항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다시 출발.
인천에 도착하니 한 30~40분 정도 소요된 것 같았다.
인천에서는 이미 그곳에 도착해 있던 서울지사 분들이 있었고
처음 뵙는 분들이라 어색한 인사를 하고서는 각자 몇시에 만날 장소를 정한 후 흩어졌다.
이때 동행한 일행들이 다 같이 환전한 금액을 찾거나 자동출입국심사를 하기 위해 등록센터를 방문했다.
등록센터는 인천공항 3층 F구역 외환은행 환전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자동출입국심사는 지문정보를 여권에 붙여서 대기시간 없이 바로 출입국을 할 수 있는 제도인데
이때 단기여권은 심사를 받을 수가 없게 되어있다. (왜 그 어디에도 이에 대한 사전 안내가 없는겨...)
실제 1회용이기 때문에 다음에 또 그 여권을 사용할 일이 없으니 안해주는 것 같은데,
그런 내용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고 그 등록센터 여자 직원분의 태도가 정말...-_-;
거의 이런 표정의 단호한 거절이였다고.....
뭐 어쨌든 안된다니 그냥 출입국심사를 받기로 하고 줄을 섰다. 그런데 정말 왜 이렇게 중국인이 많은 건지....
제주도는 이미 중국인이 반이나 되는 것 같은데(물론 과장. 그만큼 많은 것은 사실이다.)
어딜가나 많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쭉~ 기다리니 출입국 심사를 하게 되었고 사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고 받고 왔다.
물론 자동출입국심사 가능한 사람은 하는게 훨씬 시간 절약이 된다만은 안해도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심사를 꽤나 빠르게 해주거든. (푸켓은 정말.....거지같이 느리다.)
그렇게 공항 안으로 들어왔으니 당연히 면세점을 들려야 되는 것이 우리 여성분들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 전에 밥을 간단히 먹기로 했다. 공항 안에 있는 음식코너에서 음식을 쭉~ 봤는데 가격이 정말ㅋ
너무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격이 비싸던데 뭐 내 돈 내고 먹는게 아니니깐 한우 육개장을 시켰다.
(한 그릇에 13,000원이였던걸로 기억한다.) 음식이 나오고 한 입 딱 먹었는데 순간 내 혀를 의심했다.
뭐 공항 밥이 맛있어봐야 얼마나 맛있겠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할 정도로 맛이 없다....
한우라는데 아무리 봐도 그냥 장조림을 넣은걸로 밖에는 보이지 않고 질기기는 더럽게 질기고
국물은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인지 모를 정도로 모호한 맛을 내고 있었다.
이건 마치 군대 훈련소 들어가기 바로 전에 그 근처 음식점에서 시켜 먹었던 해물탕을 먹었을때와 비슷했다.
(그때도 정말 어떻게 이런 재료 가지고 이따위 맛을 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건 정말 맛이 너무 없다. 욕 나올 정도로 말이지...
그럴싸해 보이지만 맛은 정말 형편없다.
뭐 어쩌겠는가. 이미 시켰고 배는 고프니 어거지로 밥을 다 먹고 혜느님의 선물을 위해서 면세점에 들렸다.
이미 인터넷으로 미친듯이 검색하면서 찾았던 여러 향수 중에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향수를 발견하고 바로 구매.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 란다. 그냥 이게 좋다길래 산거라서 정말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선물해주니깐
향 마음에 든다면서 잘 쓰는거 보면 잘 산 듯? (그러고보니 예전에 내가 장모님께 선물해 드렸던 향수인 것 같다.)
뭐 어쨌든 굉장히 빠른 시간안에 면세점에서 향수를 구입하고 푸켓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기를 한지 30분 정도.
드디어 푸켓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이때 시간이 19시 50분 정도고 출발은 20:20분, 도착 예상시간은 새벽 1시 경.
푸켓과 한국의 시차는 2시간 차이가 나기 때문에(한국이 빠름) 푸켓 시간으로는 저녁 11시 경에 도착 예정이였다.
그런데 비행기가 출발 시간이 지났음에도 출발을 하지 않고 있다. 알고보니 아직 안탄 사람이 있다는 것. 도대체 어떤...
한사람이라고는 하는데 그 한 사람 덕에 그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 안에서 그냥 가만히 앉아서
꽤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 당시 시간을 보지는 않았으나 15분 이상은 기다린 듯.
그래도 뭐 출발은 무사히 했슴다.
뭐 어찌어찌해서 겨우 출발을 하게 되었고 비행기 안에서 드디어 나의 필수 아이템 목베게 등장. 요거 정말 필요하다.
목베게와 함께 편안하게 앉아서 갤럭시노트로 모바일서적을 보면서 시간을 달래다보니 기내식이 나왔다.
소고기덮밥과 스파게티 중에 하나 선택하라길래 바로 소고기덮밥 선택. (난 양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먹으려고 개봉해보니 양이 정말..ㅋㅋ 비행 중에 멀미에 의한 구토 시 양을 줄이기 위해 양도 작게 한걸거야라는
말도안되는 생각하면서 그냥 먹었다. 맛은 평범한 수준. 물론 인천공항의 음식점보다는 천만배는 더 맛있었다. (중요함)
밥을 다 먹고 입국카드도 작성하니 슬슬 졸려와서 맥주 한켄 마신 후 잠을 잤다.
양은 다소 적었지만 인천공항 음식보다는 훨씬 맛있었다.
그렇게 잠을 자다보니 도착이 가까웠다는 기내방송이 들렸고 내릴 준비를 위해 잠에서 깨어났다.
그렇게 몇십분을 더 가니 드디어 푸켓 공항에 도착. 비몽사몽한 상태로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 정신이 정말 확 들었다.
그 이유는 바로 엄청난 습도 때문에. 목이 콱 막히는 그 습도는 정말....
더위와 습도가 같이 들어오니 한국에서는 느껴본 적 없던 조금은 불쾌한 그 느낌이 정말 잠을 싹 가시게 하더라.
그리고 바로 다시 공항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아 이게 동남아구나...'라는걸 느끼기에는 충분한 임팩트였다.
이제 푸켓 입국심사를 위해서 심사하는 곳으로 갔는데 이게 웬걸?! 사람이 정말 엄청나게 많이 밀려있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들어보니 비행기들이 공통적으로 연착해서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몰렸단다. 오메....
그때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 정도. 이미 3박 5일 중 하루가 이동으로만 끝났다...으잉?
사람이 정말....너무 많았다.
뭐 그래도 이건 예상했던 거니깐 그러려니 했는데 문제는 바로 입국심사를 위한 직원들이였다.
정말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러시아인이 상당히 많았다.) 대기하고 있었는데
더 큰 문제는 입국심사 시간이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정말 엄청나게!!!!!!!!) 느리다는 점.
그렇게 사람이 많이 밀렸음에도 입국심사에는 배정된 2개의 게이트 당 한명씩 배정되어 있던 것도 어이없고.
거기다가 한사람 심사할때마다 시간이 거의 평균적으로 3~4분정도는 잡아먹었던 것 같다.
긴 사람은 정말 엄청 오랫동안 잡아놓고 심사하질 않나....자뜩이나 밀려있는데 심사는 엄청 더디고,
줄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고....그렇게 서서 심사 대기만 1시간 가량.
한국시간으로 3시 정도에 겨우 일행 모두가 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일행 중 한명의 짐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게 무슨 일이야 이렇게 좋은 날에..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울라라한테 까였을때부터? 인천에서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면서부터? 아니면 푸켓이라고 결정할 때부터?!?!
뭐지 도대체?!?! 1시간동안 서서 대기타다가 겨우 빠져나왔는데 짐이 사라졌다니...
지...짐이 사라졌다?!?! 이게 그 문제의 캐리어.
말도 통하지 않으니 우선은 아시아나 말고 다른 곳 짐 칸으로 가서도 엄청나게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짐이 사라진 일행의 캐리어와 아주 비슷한 캐리어만 아시아나 항공편 짐칸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모두들 머리속으로 그생각을 했을거다. 그렇다. 짐을 누가 바꿔 가져간 것이였다.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실제로 첫 푸켓 여행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할까 하는 중에 현지 가이드와 만나기로 했었던 것을 기억하고
한 분이 가이들 모시고 와서 상황 설명을 하니 그 가이드 분이 공항 측에 확인 요청 등 이래저래 바삐 움직였다.
그때 시간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가 가까워 질 때 쯤. 이때 가이드가 하는 말.
러시아 사람이 가지고 간 것 같단다. 한국 관광객도 아니고 러시아 관광객?! 이런 ㅅㅂ 장난하나 러시아인?!
이름이 떡하니 적혀있고 한글로 [김포→푸켓] 이라고도 적혀 있었는데 도대체 뭔 정신머리로 남의 짐을 가지고 간거지...
연락 방법을 계속 찾아봤으나 그 러시아인이 공항으로 연락하기 전까지는 먼저 연락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정말일까? 공항편을 검색하고 하면 연락처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뭐 어쨌든 말이 안통하는 곳에서 가이드가 그렇다니 그런가보다 하고 우선은 숙소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이때 시간 한국시간으로 새벽 5시 경. 이게 도대체.....
ㅅㅂ 러시아인?! 그 초록색 그물로 물고기 들어올리는 그 러시아인?!?!?!?!?!
그렇게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데 숙소로 이동도 50분 정도가 걸린단다. (야이....)
자뜩이나 긴 비행 탓에 피곤에 쩔었는데 짐을 잃어버린 상황이라 전혀 신나지도 않고
가이드는 가이드 나름 분위기가 너무 쳐져 있어서 뭔가 분위기를 띄우려고는 하지만 그게 맘처럼 쉽지는 않고....
그렇게 이동 중에 공항에서 연락이 왔다. 러시아인이 공항으로 연락을 했고 다음날 가방을 찾을 수 있다라는 희소식.
정말 그나마 다행이였던 순간이다. 분위기는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은 상황이다보니
정말 그 소식하나만으로도 어느정도 분위기가 쇄신되어 간단한 소개들을 하고 나서 숙소에 도착했다.
이때 시간 한국시간으로 6시.
숙소가 풀빌라였기 때문에 그래도 물에는 들어가야 되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그 야밤에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에 들어갔다.
역시 더운나라라 그런지 물은 따뜻하던데 밖으로 나오니 더럽게 춥더라.
아무리 더워도 밤에는 춥다는 경험을 하고서는 씻고 (새벽 6시 40분 쯤)
다음날 일정이(정확히는 그날 아침부터 일정이지....) 현지시간으로 9시 30분부터 였기에 얼른 마무리하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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