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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일지/마소_XSX & XBO

[XSX] 헬 블레이드 세누아의 희생 : 플레이가 아닌 메시지 전달에만 집중한 결과.

by 량진 2024.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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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 후 오랜만에 해보는 '닌자 시어리'에서 만든 게임.
이제 곧 2편도 발매된다고 해서 그동안 묵혀둔 [헬 블레이드: 세누아의 희생]을 플레이했다.
겨우겨우 엔딩까지 보고 이야기를 해보겠다.

 

 

우선 그래픽은 꽤 좋은 편에 속한다.
특히나 인물 표정에 대한 표현이 상당히 뛰어난 편.
다만, 배경의 색감은 전체적으로 어둡기에 입이 벌어질 정도로 좋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우며, 무엇보다 FOV 조절이 불가능한 게임인지라 어지러움증에 의해 그래픽이 좋다는 느낌을 받기도 전에 지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게임 경험이 남들과 비교해 적다고 보기는 어려운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이제껏 멀미를 경험한 게임이 딱 2개가 있다. 하나는 [기어스 5] 그리고 나머지가 바로 이 게임이다.

[기어스 5]는 캐릭터가 움직일때마다 카메라가 같이 움직이다보니 멀미가 발생했는데, 다행히 그 게임은 옵션에서 카메라 흔들림을 없앨 수 있었고 흔들림을 없애니 멀미는 아예 싹 사라져 엔딩까지 무난하게 플레이했다.
그런데 이 게임은 똑같이 캐릭터가 움직일때마다 카메라가 출렁이는데, 그에 대한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다.
그 뿐 아니라 FOV 조절도 없어 그 흔들림이 더욱 크게 다가오며, 인물이 화면의 반을 가리는데 움직임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어색하고, 불필요한 효과는 범벅되어 있고 퍼즐을 풀때마다 현란한 문자 기호가 강렬한 원색으로 수십개가 화면에 떠다닌다.

이동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인데, 그때마다 화면 흔들림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이 게임은 조현병 환자가 어떤지 체험시켜주려는 의도가 너무나도 다분한 게임인지라 여러 부분에서 너무나도 많은 불편함을 내포하고 있다.
게임 중 나레이션 + 여러명의 목소리가 시도때도 없이 계속 들려오는데, 그걸 굳이 3D 오디오로 표현하여 헤드셋을 끼고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진심으로 정신병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 게임이라는 컨텐츠는 유저가 직/간접 체험을 시키기 매우 좋은 수단 중에 하나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에만 빠져서 게임 본연의 재미는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 게임의 장르는 '액션 어드밴처'로, 액션을 먼저 봐보자.
공격, 가드, 패링, 회피, 필살기. 모두 구현은 되어 있다.
문제는 적의 종류가 적다는 것 + 전투 패턴이 언제나 동일하다는 것이다.
적의 종류는 한 6?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마저 인간형은 보스건 일반 적이건 패턴이 동일하다보니 플레이 내내 이게 뭐하는건가 싶을 때가 많다.
필살기를 사용하면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면서 화려하다못해 정신병 걸릴 것 같은 효과 범벅이 되는데, 액션의 상쾌함이나 즐거움이 아닌 머리만 더 아파온다.
기본 액션도 매번 반복, 필살기 사용해도 오히려 머리만 아파오는... 

액션에 대한 재미는 그냥 없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판단될 정도로 구리다.

화려한 것 같지만 매번 똑같은 패턴의 반복인 전투.



그러면 어드밴처를 보자.
퍼즐이 상당히 많이 배치되어 있는 것 까지는 좋다.
그런데 그 퍼즐이라는 게 어디 이상한 룬 문자를 찾는 퍼즐이 다인데, 퍼즐도 노잼으로 일관하며 플레이어를 정신병에 걸리게 만들 의도였나 싶은 의심이 들 정도로 1차원적이면서 재미가 없다.
오히려 위에 언급한 화면의 불편함까지 더해지면서 피곤하고 지루하기만 하다.


이걸 만든 애들은 메시지 전달에 미쳐서 게임 본연의 재미를 등한시한 무책임자이거나, 정말 재밌으라고 이따구 수준의 퍼즐을 만들어 놓은거라면 게임 만들면 안된다는 가불기에 걸린거라고 본다.
[DMC]가 비록 60fps처럼 보이는 30fps이라는 희대의 개소리 때문에 까여서 그렇지, 스타일리쉬 액션은 꽤나 잘 만들었던 게임인데 그 게임의 제작사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액션도 퍼즐도 정말 엉망이다.

퍼즐은 룬 문자 찾기가 거의 끝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더해 정신질환자 체험을 시켜줄 의도로 360도에서 여러명의 목소리가 미친듯이 계속 나오는데, 이게 한국 한정으로 추가적인 문제가 또 있다.
바로 여러명의 목소리가 구분없이 게임 화면 상단에 한줄로 자막처리를 해버린다는 것이다.
소리가 360도로 들리게 만들면 뭐해. 자막이 한줄로 구분도 없이 그냥 쭉 나와 가독성도 구리고, 소리와 자막의 부조화로 인해 더 머리만 아픈데.
여기에 나레이션까지 더해지면 게임 화면 위 아래로 자막이 몇 줄씩 뜨는데, 이게 지금 뭐하자는건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소리는 3~4명의 목소리가 360도로 들리는데, 자막은 상단에 저렇게 한줄로 그냥 표현해 버린다.



정말 정신질화자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가 있었다면, 모든 이용자가 확실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국 더빙으로 자막없이도 플레이 가능하도록 했어야 하지 않나?
아니면 본인들이 선택한 나라권에서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체험 및 메시지 전달이 필요한거지, 나머지 국가는 본인들 메시지 전달 안돼도 상관없다는 그런 차별적인 행동인건가?
메시지 전달에 포커스를 맞출거면 확실하게 맞추던지, 게임 본연의 역할에 맞게 일정 수준의 재미를 잡던지.

어색한 움직임+화면 반 가까이 가리는 캐릭터+카메라 흔들림+과도한 효과+화면 위/아래로 길게 띄워진 자막+360도로 들리는 잡소리들+단순한 패턴의 반복 전투+1차원적인 룬 문자 찾아 맞추는 단순 퍼즐...
정신질환자 체험을 넘어, 플레이어를 정신질환자로 만들 의도였다면 성공일 정도로 게임이 정말 별로다.

연출과 메시지 전달에만 몰빵한 결과는 구리다는 것.



그렇다고 플레이의 재미가 아닌 메시지 전달 매개체로 선택된 게임으로써 스토리가 괜찮았냐 하면, 그것도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후부터는 스포일러니 닫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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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세누아는 자신이 사랑한 남자의 죽음을 부정하며, 그를 살려내기 위해 지옥으로 찾아나서는 것으로 게임은 시작된다.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겪는 다양한 현상을 미친듯이 내뿜으며 게임과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이 스토리가 명확하지 않게 표현된다.
뭐 이런저런 사건이 벌어지면서 엔딩에서는 결국 지금까지 주인공 세누아가 겪은 일은 자신의 정신병에 의한 착각이라는 듯 끝나게 되는데... 

그러니까 플레이어는 그 머리 아픈 각종 현상을 참아가면서 주인공의 목표(사랑하는 사람 살리기)를 향해 열심히 엔딩까지 달려갔는데 사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주인공의 정신병에 의한 착각일 뿐,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는 것은 불가능이였다...라는 거잖아?

이게 '아 시발 꿈' 엔딩이랑 뭐가 다르냐.
물론 애초에 이 게임은 정신질환자 체험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게임이였기에 스토리 또한 이렇게 끝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일관성 있게 보이기는 한다.
다만, 그에 대한 표현도 게임 내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으며, 번역이 이상한건지 이해도 잘 안되게 계속 표현되면서 자막까지 가독성이 ㅄ으로 구리게 나오다보니 스토리까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만약에 이 게임이 위에 언급했던 각종 문제를 대부분 해결한 상태에서 이런 스토리와 연출이였다면 '오...나름 괜찮네' 라는 평을 했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게임 본연으로의 재미가 없고, 의도적인 불편함만 가득 넣어놓은 상태에서 스토리까지 이따구로 진행되니 이게 좋아 보이냐고.

솔직히 이거 '아, 시발 꿈' 엔딩이랑 다를게 뭐냐.

 

총평

 

이 게임의 총평은 '게임 본연의 역할을 잊고 메시지 전달에만 빠진 괴작' 이다.
메시지 전달을 하고 싶었다면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제작하지 그랬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게임의 유일한 장점은 게임이 짧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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