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S] 길티기어 Dust Strikers : 길티기어에 무슨 짓을 한거야.

 

 

[길티기어]는 PS1 시절 불현듯 등장한 대전 격투 게임이다.

매력적이면서 흥미로운 스토리와 캐릭터들, 화려하면서 속도감 넘치는 개성적인 전투 시스템, 흥분을 일으키는 메탈 BGM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 게임이다.

 

그 [길티기어]가 무려 NDS라는 휴대용 게임으로 발매되었다.

대전 격투라는 장르는 거의 캐릭터 게임만 발매되던 NDS 시장에 드디어 제대로된 격투 게임이 등장하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플레이해본 이 게임은...

이제부터 이 게임을 한번 까보도록 하겠다.

 

 

우선 등장 인물은 괜찮은 편이다.

지금껏 등장했던 캐릭터 대부분이 출현하고(전부 다 나온건가...?) 일러스트도 타 시리즈와 동일한 스타일로 잘 그려졌다.

등장 캐릭터의 수는 꽤 괜찮다.

 

다만 인게임의 그래픽은 GBA로 발매되었던 [길티기어 X: 어드밴스 에디션]과 거의 차이가 없다.

물론 휴대용이라는 한계가 명확한 기기로 이식된 게임이니 어느정도 이해는 한다만, 그래도 GBA에서 사용했던 소스를 거의 그대로 사용한 듯한 모습은 확실히 좀 기대 이하긴 했다.

...GBA보다 좀 좋아지긴 했나?

 

 

그런데 그래픽이야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기의 한계도 명확하고, 개인적으로 그렇게 그래픽에 예민한 편도 아니라서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요소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전투 시스템이다.

앞서 GBA로 발매된 어드밴스 에디션도 오리지널 길티기어와 같이 1:1 전투를 기본으로 한다. 

그에 따라 길티기어 특유의 전투 시스템도 최대한 구현을 해놓아 큰 어색함없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쌩뚱맞게 전투가 1:1이 아닌 난투 형식을 채택했다. (아니 도대체 왜?!?!)

 

격투 시스템은 오리지널 스타일로 최대한 구현해 놓고는 실제 전투가 1:1이 아닌, 높낮이가 존재하는 스테이지에서 4명이서 동시에 난투를 벌이는 방식이라는 말이다...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도 진짜 어이가 없는데, 도대체 이 결정의 이점이 뭔지를 모르겠다. 진심.

 

이런 어울리지 않는 2개의 시스템을 접목하면서 밸런스 조절이라든가, 시스템 조정이라든가 하는 추가 작업이 반드시 필요했을텐데 그런거 없이 정말 격투 시스템은 길티기어 그대로 가지고 오고, 전투 시스템은 대난투 형식을 그냥 끼워넣어버렸다.

 

이러니 전투가 매우 난잡하고 재미라고는 느끼기 매우 어려운 게임이 되어버렸다.

 

대전 격투라 함은 상대의 헛점을 치고,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여 피하거나 막는 행위를 통해 유리함을 가져가는 심리전이 매우 중요한 장르의 게임이다.

물론 난투 역시 상대의 헛점을 파악하고 공격을 예측하는 행위가 중요하지만, 1:1에서 오는 그런 심리전은 매우 옅어질 수 밖에 없는 장르다.

 

그런데 격투 시스템은 1:1 격투의 그 심리전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그대로 사용하면서 전투는 난투 형식을 취한다?

 

이러면 내가 상대방의 헛점을 공략해 연속기를 넣는 중에 뒤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공격을 맞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러면 더이상 심리전이고 자시고... 연속기도 의미가 사라지니 그냥 열심히 상하로 도망다니다가 다른 플레이어 2명이 붙었을 때 얼른 뒤로 접근해 큰 공격 하나 넣고 다시 도망. 이 플레이만 반복하게 된다.

 

닌텐도의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가 왜 인기가 좋았냐면, 난투 형식의 전투 시스템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격투 시스템을 넣었기 때문이다.

연속기라고 할만한 공격은 거의 없이 단타로 서로 공격을 주고 받다가 빈틈이 발견되면 강력한 한방 공격으로 상대를 링 밖으로 날려버리는데서 오는 그 단순한 듯 하면서도 짜릿한 쾌감이 상당한 강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격투 시스템은 심리전을 위한 1:1 시스템 그대로 넣어놓고 전투는 난투 형식?

진짜 무슨 생각으로 이따구로 만든거지??

이런식으로 상하 구조물을 이동해가며 싸운다. 심리전을 할 이유도, 연속기를 쓸 의미도 사라진다.

 

 

그나마 건질만한 요소는 미니게임이 그래도 좀 할만하다 정도?

그렇다고 본편이 엉망이라 당연히 이 게임을 구입하는 것은 비추천이지만.

솔직히 이건 [길티기어] 시리즈 팬도 안살거 같은데?

그 엄청난 다운 이식인 GBA용도 1:1 전투였다니까??